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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평론] 픽션이 아닌 영화, 댓글부대

영화 평론

by Dir.Seungmin 2024. 3. 27.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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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정보

제목 : 댓글부대

장르 : 범죄, 드라마, 스릴러

감독 : 안국진

원작 : 댓글부대 (장강명 소설)

출연 : 손석구, 김성철, 김동휘, 홍경

 

 
댓글부대
실력 있지만 허세 가득한 사회부 기자 ‘임상진’  대기업 ‘만전’의 비리를 취재하지만 오보로 판명되며 정직당한다.  “기자님 기사 오보 아니었어요. 다 저희들이 만든 수법이에요”  그러던 어느 날, 의문의 제보자가 찾아온다.  자신을 온라인 여론 조작을 주도하는 댓글부대, 일명 ‘팀알렙’의 멤버라고 소개한 제보자는  돈만 주면 진실도 거짓으로, 거짓도 진실로 만들 수 있다고 하는데…  “불법은 아니에요. 합법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제보, 어디부터 진실이고, 어디까지 거짓인가? 
평점
9.5 (2024.03.27 개봉)
감독
안국진
출연
손석구, 김성철, 김동휘, 홍경

 

한줄평

다큐에 픽션 한 스푼을 섞은, 사실 보다 더 사실 같은 이야기.

 

줄거리

 실력 있지만 허세 가득한 사회부 기자 '임상진'. '상진'은 대기업 '만전'의 비리를 보도하지만 오보로 판명되어 정직당한다. 그때 한 제보자로부터 그의 기사가 오보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듣게 되고, '상진'은 그를 찾아간다. 그곳에서 들을 수 있던 것은 다름 아닌 '댓글부대'. 제보자는 자신들이 과거에 여론을 조작했다는 사실을 고백하고, 이것이 '만전'의 실체임을 깨달은 '상진'은 취재를 이어나간다.

 

감상평

 '완전한 진실보다 거짓이 섞인 진실이 더 진짜 같다.'

 

 영화를 관통하는 대사와 주제다. 이 영화의 시작 부분에는 '이 모든 것이 진짜다.'라는 자막이 나온다. 그래서 나는 영화를 보는 내내 나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얼마 전까지 뉴스에서 보던 내용이 영화관 스크린에도 그대로 떠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영화가 끝나자마자 이 사건들이 전부 실화인지 검색해 봤다. 물론 전부 실화는 아니었다. 전 국민이 알만한 굵직한 사건들 사이에는 '댓글부대'라는 픽션이 들어가 있었다. 그 순간 한 번 더 소름이 돋았다. 앞서 언급한 저 대사가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기 때문이다. 진정한 진실을 마주하기 전까지의 나는 스크린 속 허구가 섞인 진실을 더 진실 같다고 믿고 있었다. 어쩌면 그러길 바라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댓글부대'가 생겨난 이유는 거대 조직의 욕심 때문도 있지만, 어쩌면 우리가 계속해서 '댓글부대'가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점점 더 자극적인 사건을 원하는 우리, 우리도 '댓글부대'의 일원인 것 같다.

 

(다음 문단부터는 스포가 될 수도 있는 내용이 나온다.)

 

댓글부대 스틸컷
<댓글부대> 스틸컷

 

 극 중 '임상진' 기자가 '댓글부대'들의 모든 진실을 밝혀내고 그들을 혼내주기를 바라며 영화를 봤다. 하지만 결국 그러지 못했다. <범죄도시>, <모범택시> 등 여러 권선징악의 플롯에 익숙해져 있는 나는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도 똥을 안 닦은 것 같은 찝찝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생각해 보니 감독이 이것을 의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이가르닉 효과라는 심리학 개념이 있다. 어떤 사건이 마무리되지 않은 채 끝나면 그 사건을 더 오래 기억하게 되는 현상이다. 어쩌면 지금 이 순간에도 여론을 조작하고 있을지 모르는 '댓글부대'를 마주쳤을 때, 이 영화를 계속 상기하고 있던 우리가 여론에 휘둘리지 않고 진실에 조금 더 다가가기를 바라는 마음 아니었을까?

 

연출 분석

1) '상진'을 옥죄어 오는 철창

 댓글 부대의 함정에 빠져 정직 위기에 쳐한 '상진'. 편집국장의 사무실에는 블라인드가 쳐져있다. 그 블라인드는 꼭 '상진'을 가두고 있는 감옥의 철창처럼 형상화 돼있다. 

 

 뿐만 아니라, '상진'이 다방에서 '찻탓캇'을 만날 때 유리병(?) 같은 불투명한 물체에 반사되는 모습을 카메라로 잡은 컷이 있다. 

 

 이 외에도 몇몇 장면에서 '상진'의 얼굴에 가로 그림자가 꼭 철창처럼 드리워져 있는 걸 보며 '상진'이 현재 '댓글부대'의 함정에 단단히 빠져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장면 중 하나였다는 생각이 든다.

 

2) 역광을 활용한 연출

 이 영화는 역광을 활용한 샷이 많았던 것 같다. 출연자들의 얼굴을 거의 블랙으로 만들어서 누가 누구인지, 어떤 표정인지도 가늠이 안 갈 정도였다. 이것은 인터넷(여론)의 익명성을 연출하기 위한 감독의 의도였다고 본다. 

 

 마찬가지로 전체적으로 대비가 강하게 나타나도록 조명을 연출하였는데, 이것은 평범한 사람들도 얼마든지 인터넷(익명)의 세상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표현한 것 같다.

 

3) 놀이동산

 댓글부대 '팀 알렙'의 거주지 바로 앞에는 놀이동산이 있다. 이 놀이동산도 하나의 오브제로써 다양한 역할을 한다고 느꼈다. 

 

 첫 번째로 놀이동산의 흥겨운 소리를 배경으로 '팀 알렙'은 여러 작전을 계획했다. 가장 일상적이고 즐거운 곳 바로 옆에서 간접적인 살인이 일어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점이 역설적으로 다가오며 기괴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이는 우리 주변에서도 얼마든지 '댓글부대'가 있음을 암시하는 장면 같다.

 

 두 번째로는 놀이동산의 가장 큰 놀이기구인 대관람차가 눈에 들어왔다. 대관람차는 야간에 예쁜 LED 조명이 켜지며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나는 이 조명의 애니메이션에 집중했는데. 가운데 하나의 점으로부터 펴져나가는 LED 에니매이션이 반복 됐다. 이는 작은 개인으로부터 여론이 형성되어 퍼져나간다는 것을 암시하는 장면으로 해석했다. 

 

이런 사람에게 추천합니다.

 평소 커뮤니티 활동을 많이 하거나, 인터넷 뉴스 기사를 자주 읽는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본다면 그 재미가 배가 될 것 같다. 영화 중간중간 최근 유행하는 밈을 패러디한 장면들이 종종 나오기도 하고,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스토리가 전개되기 때문에 사회, 경제, 시사 등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관람한다면 더 흥미진진하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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